디지털 장의사와 IT 보안 전문가는 모두 데이터를 다루는 직업이지만, 그 목적과 접근 방식, 전문 분야, 역할 등은 확연히 다릅니다. 사망자의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는 디지털 장의사와 정보 보안을 책임지는 IT 보안 전문가 사이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관련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두 직업군의 실질적 차이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디지털 장의사의 핵심 역할과 주요 업무
디지털 장의사는 생전 고인이 남긴 온라인 계정, 디지털 자산, 클라우드 데이터 등을 정리하고 폐기하는 전문 직업군입니다. 이들은 사망자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남겨져 악용되거나 방치되지 않도록, 또 유족의 정서적 안정과 상속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디지털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디지털 장의사의 주요 업무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사망자의 소셜미디어 계정(SNS), 이메일, 클라우드 서비스, 온라인 쇼핑몰 가입 정보 등을 식별하고, 해당 플랫폼에 계정 삭제 요청을 하거나, 유족 요청에 따라 데이터를 백업 또는 폐기합니다. 이때 필요한 서류로는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위임장 등이 있으며, 법적 절차에 따라 플랫폼별 정책을 준수하며 업무를 수행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인의 암호화폐 지갑, NFT 자산, 디지털 구독 서비스까지 정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왓챠 같은 구독 서비스의 자동 결제를 중지시키거나,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된 사진을 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상속 및 데이터 관리에 대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장의사는 단순 기술자보다 심리적, 법적 감수성이 요구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유족의 감정을 고려해 예민한 데이터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삭제하거나 보존하는 데이터에 대해 법률 자문을 구하거나 상속 절차와의 연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데이터가 유언의 효력을 가질 수 있는 경우, 무단 삭제는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수입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장의사는 사망 이후 남겨진 디지털 발자취를 정리하는 후처리 관리자의 성격이 강하며, 데이터 보안보다 데이터의 정리와 권리 이관, 그리고 정서적 마무리에 중심을 둔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IT 보안 전문가와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IT 보안 전문가의 역할과 데이터 보호 관점의 접근
IT 보안 전문가는 데이터를 사전에 보호하고, 외부 침해로부터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직업군입니다. 이들은 기업이나 기관, 혹은 개인의 정보 시스템에 침입하는 해커나 악성 코드로부터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디지털 장의사와 달리, IT 보안 전문가는 사망 여부나 데이터의 소유자 변경에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IT 보안 전문가의 주된 업무는 방화벽, 보안 설루션, 악성 코드 탐지, 데이터 암호화, 백업 시스템 관리 등 사이버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 중심의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해킹 기술과 정보 유출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정책을 수립하고, 네트워크나 서버의 취약점을 점검하며, 데이터 접근 권한을 세분화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주력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보안 점검을 수행하거나, 기업의 인사 시스템에 대해 다단계 인증을 구축하는 것은 IT 보안 전문가의 대표적인 업무입니다. 이와 달리 디지털 장의사는 해킹 방지를 위한 사전 시스템 관리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삭제하는 사후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보안 전문가들은 사망 이후 데이터 삭제와 같은 개별 사례보다는 전체 사용자 대상의 보안 정책을 설계하고 적용합니다. 일례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서는 정보보안 전문가들이 사용자 사망 시 처리 규정 자체를 개발하거나 자동화된 처리 시스템을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보안 전문가의 활동은 개별 사용자보다는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중심이 됩니다. 다른 차이점으로는 업무에 요구되는 기술 스펙이 있습니다. IT 보안 전문가는 네트워크 구조, 암호화 알고리즘, 취약점 스캐닝 도구 등 고도의 기술 지식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정보보안기사, CISSP 등의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디지털 장의사는 아직 공인된 자격 제도가 없으며, 법률 지식, 감정 케어 능력, 플랫폼 정책 이해 능력 등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요약하자면, IT 보안 전문가는 데이터 보호를 위한 사전 대응 전문가이며, 디지털 장의사는 데이터 정리와 종료를 위한 사후 정리 전문가입니다. 이 둘은 모두 데이터와 관련된 직업이지만, 업무의 방향과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장의사와 IT 보안 전문가의 협업 가능성과 사회적 과제
비록 디지털 장의사와 IT 보안 전문가는 그 역할이 다르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두 직업이 서로 협업하는 구조가 필수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데이터가 점점 더 복잡하고 민감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망자의 디지털 자산이 클라우드, 서버, 암호화 지갑, 외부 장치 등에 분산되어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장의사 혼자만으로는 모든 정보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망자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보안 락이 걸려 있는 경우, 디지털 장의사가 이를 풀기 위해 보안 절차를 우회하는 것은 불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IT 보안 전문가가 합법적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데이터를 복구하거나, 접근 권한을 분석해 유족에게 제공하는 방식의 협업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 내에 정보보안팀을 별도로 두고 이와 같은 협력 체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IT 보안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보안 관련 법령 준수 여부를 전문가가 검토해 주거나, 삭제 대상 콘텐츠가 포함된 클라우드의 백업 시스템을 안전하게 설정하는 과정에서 보안 전문성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향후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군이 제도화되고, 공식 자격증 제도가 도입된다면 보안에 대한 기본 소양은 필수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상속 관리자라는 자격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그 안에는 반드시 보안과 법률의 교차 지식이 포함될 것이며, IT 보안 전문가와의 협업은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가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공 차원의 인증 제도나 감시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유사 서비스가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보안 절차 없이 민감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장의사와 IT 보안 전문가가 각자의 역할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기적인 교육과 협업 체계를 갖추는 것이 미래의 디지털 상속과 데이터 윤리를 지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정보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 그 자산을 지키는 사람과 정리하는 사람의 협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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